
중국 혁신신약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삼생제약과 석약그룹에 이어, 중국생물제약도 대규모 기술수출(BD)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6월 11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제46회 골드만삭스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중국생물제약은 올해 최소 한 건 이상의 대형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연초부터 다수의 제품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협력 제안이 들어온 상태이며, 조만간 상징적인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중국생물제약 자본시장 총괄인 레이밍은 “당사의 다수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 수익 비중을 확대하는 두 번째 성장축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5년부터 BD 수익이 본격적으로 회사의 수익과 이익 기반이 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까지 추가적인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 중국생물제약은 PDE3/4 억제제, HER2 이중항체 및 ADC, FGF21, EGFR/cMET ADC, 4세대 EGFR 억제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해 다국적 제약사 및 선도 바이오텍들과 접촉 중이다. 이 중 PDE3/4 억제제 TQC3721은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CDE)으로부터 COPD 치료용 3상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으며,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2위 수준의 개발 속도를 기록 중이다.
기술수출 확대는 중국 생명과학 기업 전반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삼생제약은 지난 5월, 자체 개발한 PD-1/VEGF 이중항체를 화이자에 최대 60억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했으며, 석약그룹은 EGFR-ADC를 포함한 3건의 기술수출 거래를 예고한 바 있다. 또한 연방제약은 GLP-1 기반 파이프라인을 노보노디스크에 2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이전하며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술수출이 중국 바이오산업에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국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은 총 41건, 누적 금액은 369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23년 전체 규모에 근접한 수치다.
중국의 신약 파이프라인 수도 크게 늘었다. 2015년 수백 개에 불과하던 파이프라인 수는 2024년 기준 3,575개로 증가해 세계 1위로 올라섰으며, 중국생물제약은 현재 125개 프로젝트를 보유해 글로벌 제약사 순위 15위, 중국 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BD 거래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있으며,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협상력도 이전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바이오산업이 ‘Deepseek의 순간’을 맞이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 R&D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본격적으로 접점을 이루는 시기라는 의미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신약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